원하는 걸 얻었는데 왜 허전할까 — 쇼펜하우어의 시계추 #06
원하는 걸 얻었는데 왜 허전할까 갖고 싶던 것을 손에 넣은 다음 날 오래 갖고 싶던 물건을 샀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처음 며칠은 설레고 기쁩니다. 그런데 일주일, 한 달이 지나면 그 물건은 그냥 '원래 있던 것'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새 또 다른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그토록 원하던 것을 얻었는데, 왜 마음은 금세 다시 허전해질까요. 삶은 시계추처럼 흔들린다 쇼펜하우어는 이 질문에 날카로운 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인간의 삶이 시계추처럼 두 극단 사이를 오간다 고 보았습니다. 한쪽 끝은 결핍의 고통 입니다. 무언가를 원하지만 갖지 못해 괴로운 상태입니다. 다른 쪽 끝은 권태 입니다. 원하던 것을 얻고 나면 찾아오는 지루함과 공허함입니다. 욕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괴롭고, 채워지면 지루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다시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내고, 시계추는 계속 흔들립니다. 쇼펜하우어는 이것이 인간이 끝없이 무언가를 쫓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물질로 채워지지 않는 마음 아동양육시설에서 일하다 보면 이 시계추를 자주 보게 됩니다. 명절이나 연말이 되면 많은 후원 물품이 들어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아이들도 새 물건을 받으면 환하게 웃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습니다. 며칠이 지나면 아이들은 다시 무언가를 원하고, 때로는 더 허전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욕구에 맞는 선물을 준비했는데 받은 날 오히려 짜증을 내던 아이를 보니 본인이 임의로 필요한 물품을 선택하여 즐거워해야 할 날을 슬프게 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아이는 값비싼 선물이 아닌 자신에게 절실히 필요했던 선물임을 알게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지켜보며 알게 된 것은, 아이들의 허전함이 물건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진짜 원했던 것은 변하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사람, 나를 기억해 주는 관심 이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많은 물건으로도 대신할 수 없었습니다. 시계추를 잠시 멈추는 순간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