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가 말하는, 목표 없이 살면 생기는 문제 — 자립준비청년 두 사람의 이야기 | 위버멘쉬 명언 #59

 

들어가며 — 자유로워 보이는 시간이 무기력이 될 때

아동양육시설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시설을 떠나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뚜렷한 목표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오히려 자립이 더 어려워진다는 사실입니다. 자유로워 보이는 시간이 실제로는 무기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현장에서 자주 봅니다.

오늘의 명언

"나는 걷는 법을 배웠다. 그 뒤로 나는 스스로 달린다. 나는 나는 법을 배웠다. 그 뒤로 나는 누가 밀어 주어야만 자리를 뜨는 일이 없다." Ich habe gehen gelernt: seitdem lasse ich mich laufen. Ich habe fliegen gelernt: seitdem will ich nicht erst gestossen sein, um von der Stelle zu kommen.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필자 번역)

하나를 스스로 해내 본 사람은 그다음부터 남이 밀어 주지 않아도 움직입니다. 운전면허라는 작은 목표 하나가 한 청년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한 이 글의 이야기는, 니체의 이 말을 현장에서 보여 줍니다.

사례 1. 퇴소 후 방향을 잃었던 한 청년

시설에서 퇴소한 한 청년은 처음에는 홀로서기의 자유로움을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정해진 규칙도, 일정도 없는 생활이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서 눈에 띄게 무기력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다 보니 생활 리듬이 무너졌고, PC 게임과 스마트폰 영상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날이 늘었습니다.

자립담당자와의 면담에서 이 청년은 "딱히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없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게으름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방향이 없다 보니 작은 결정조차 어렵게 느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 청년은 자신감을 잃어 갔고, 취업이나 진학 같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를 계속 미루게 되었습니다.

왜 목표가 없으면 무기력해질까

목표가 사라지면 일상의 모든 선택이 어려워집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할 기준이 없으니, 가장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행동으로만 시간을 채우게 됩니다. 하루는 지나가지만 남는 것은 거의 없고, 그런 하루가 반복될수록 무기력은 더 깊어집니다.

방향이 없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사람은 행동보다 고민에 에너지를 쓰게 되고, 결국 익숙하고 편한 행동만 반복하게 됩니다. 자유가 오히려 무기력을 키우는 이 역설은,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서 특히 자주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것을 청년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갑자기 혼자가 된 청년에게는 고립감과 막막함이 함께 찾아오고, 그 무기력이 우울의 신호일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혼자 견디게 두지 않고, 곁에서 함께 방향을 찾아 줄 어른과 지원 체계가 꼭 필요합니다.

사례 2. 작은 목표 하나로 달라진 다른 청년

비슷한 시기에 퇴소한 또 다른 청년은 자립담당자와 함께 "올해는 꼭 운전면허를 딴다"는 아주 작은 목표를 세웠습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학원 등록, 필기시험, 기능 시험, 도로 주행 시험을 차례로 꾸준히 해 보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청년은 그 작은 목표를 지켜 가며 조금씩 생활 리듬을 되찾았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생기자 기상 시간과 하루 일정도 자연스럽게 정리되었고, 면허 취득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가 쌓이면서 다음 목표로 이어 갈 힘도 생겼습니다. 거창한 인생 목표가 아니라 아주 작고 구체적인 목표 하나가 삶 전체의 방향을 다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였습니다.

목표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의 차이

두 청년의 이야기를 함께 놓고 보면, 차이는 능력보다 방향이 있었는가, 그리고 그 방향을 함께 세워 준 사람이 있었는가에 있었습니다.

목표가 없을 때

작은 목표가 있을 때

오늘 하루가 그저 흘려보내는 시간이 된다

          오늘의 행동이 앞으로의 모습과 연결된다

즉각적인 즐거움으로 시간을 채운다

          목표에 맞춰 하루 리듬이 정리된다

작은 실패도 삶 전체의 문제처럼 느껴진다

          작은 실패도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작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네 가지 방법

  1. 줄이고 싶은 것을 먼저 정한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 반복되는 습관 중 줄이고 싶은 것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늘리고 싶은 것을 함께 정한다. 하루 한 시간 공부처럼, 실천 가능한 수준에서 늘리고 싶은 행동을 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3. 기간을 짧게 잡는다. 한 달, 혹은 그보다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목표를 세우면 방향을 실감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4. 결과보다 반복에 집중한다. 두 번째 청년에게 생긴 진짜 변화는 면허증 자체보다, 매일 같은 시간에 무언가를 실천하는 습관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 지금 내 하루를 움직이게 할 '아주 작은 목표' 하나는 무엇인가?
  • 그 목표를 함께 세워 줄 사람, 혹은 내가 함께 세워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마치며

현장에서 여러 자립준비청년들을 지켜보며 확인한 것은, 목표 없는 자유는 처음에는 편안해 보여도 시간이 지날수록 방향을 잃게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아주 작은 목표라도 꾸준히 실천한 청년은, 그 과정에서 삶의 리듬과 자신감을 함께 회복해 나갔습니다.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의 크기가 아니라, 오늘 하루에 방향을 만들어 주는 작은 실천입니다. 그리고 그 첫 목표를 혼자가 아니라 함께 세울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그 실천이 쌓일 때, 삶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이 글에 등장하는 사례는 당사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여러 사례를 재구성하고 세부 내용을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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